네가 성악을? 참나, 들어볼 필요도 없어
왕년에 잘 나갔던 성악가 상진은 시골 예술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를 하고 있다. 까칠함의 대마왕인 상진은 불편한 미션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성악의 재능을 가졌지만 일찍부터 나쁜 길로 빠진 장호를 교육시켜 콩쿠르에 입상을 하게 하는 것이다. 첫 만남부터 엉켜버렸던 그 둘은 과연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상진은 장호의 모습을 탐탁지 않아한다. 그래서 그는 콩쿠르 입상은 무슨 장호의 노래를 들어볼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파파로티가 아니라 파바로티
좋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장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나쁜 세계에 발을 들였다. 현실은 세계 3대 테너 '파바로티'의 이름도 몰라서 '파파로티'라고 부르고, 심지어 악보도 볼 줄 모르는 학생이지만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은 마음만은 절실하다. 한편 이런 장호를 퍽하면 무시하는 교사 상진... 어쩌면 그의 재능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건 아닐까.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파파로티
절대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지 못할 것만 같던 상진과 장호는 많은 사건과 갈등 속에서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다다르며 사제간의 이야기가 이렇게 감동적이고 아름다울 수가 있나 싶은 영화다. 성악과, 주먹의 세계는 정말 극과 극의 소재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경계를 잘 풀어나가며 지루할 틈이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무대 위 클래식까지 즐길 수 있는 영화
성악을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특히 장호의 마지막 무대 씬은 정말 멋지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장호의 연주는 기가 막힌 연출이라고 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파파로티
김천예고의 선생님과 트롯가수로 알려진 김호중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감동적인 영화다.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빛나는 조연배우
강소라, 오달수, 조진웅 배우가 등장한다. 특히 오달수의 코믹 연기가 너무 재밌었고, 장호의 마음을 흔드는 강소라의 연기도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잊고 지냈던 지난 고등학생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장호가 부른 성악곡
1. 행복을 주는 사람 :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특별하게 불려지는 노래로 이 '행복을 주는 사람' 노래가 계속 등장한다. 이 곡은 영화 파파로티로 더 유명해진 노래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프러포즈 곡이나 결혼식 축가곡으로 많이 불려졌다. 가사가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스승과 제자 사이를 돋보이게 해주는 곡이다.
2. Nessun Dorma : 이 곡은 1926년도의 곡으로 남자 가수중 가장 고음역대인 tenor(테너)가 부르는 opera(오페라) 아리아(aria)다. opera(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에 등장하는 곡인데, 투란도트(Turandot)는 이탈리아 작곡가인 푸치니의 작품답게 아주 과감한 음악적 역량을 보여준다. 또한 이 곡은 tenor(테너)에게 손꼽히는 곡으로써 굉장히 난이도가 있다. 고등학생 장호가 상진에게 Nessun Dorma를 부르겠다고 할 때 상진이 코웃음을 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대학전공자도 유연하게 이 곡을 연주하기가 힘든데, 성악교육을 받지 못한 고등학생 장호가 이 곡을 부르겠다고 하니 한 때 잘 나가던 성악가 상진이 비웃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 직역하자면 '아무도 잠들지 말라'가 맞는 표현이다.
3. E Lucevan Le Stelle : 이 곡도 많은 사람들에게 '별은 빛나건만'이라고 제목이 잘못 해석되어졌다. 정확한 직역은 '별은 빛나고'이다. 전주가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면서 시작하는데 죽음을 노래하는 비장한 곡이다. 비범하게 부르는 것이 특징이고 이 곡 또한 tenor(테너)에게 인기있는 곡으로써 굉장히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이 영화의 실화 주인공인 김호중 님의 연주 영상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니 감상하면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