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집, Il MARE(일 마레)에서 벌어지는 진귀한 러브스토리
이 영화는 2000년도에 개봉한 로맨스, 멜로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러닝타임은 91분이다. 벌써 개봉된 지 22년이나 된 오래된 영화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전지현과 이정재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영화는 내가 가장 애정 하는 영화라 몇 번을 봤는지 셀 수도 없다. 내가 사랑하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단역으로 성우일을 하고 있는 '은주'(전지현)는 일마레라는 바닷가 집에서 살고 있다가 이사를 가게 된다. 그녀가 친절하게 그 집으로 이사 올 다음 주인에게 편지를 쓰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은주가 쓴 편지는 시간을 초월해서 은주가 일마레에서 살기 전 먼저 살고 있었던 '성현'(이정재)에게 전달된다.
그렇게 편지를 통해 서로가 친구가 되고 성현은 은주를 사랑하게 된다. 한편, 은주는 참 야속하게도 헤어진 남자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과거를 살고 있는 성현에게 자신이 이별을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성현은 은주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길을 나섰고 이때 은주는 성현이 자신 때문에 어떠한 일을 당하게 됨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은주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성현을 위한 편지를 재빨리 써나가면서 이야기는 고조된다.
우편함이었어요
일마레를 지키고 있는 듯 서있는 빨간 우편함이 성현과 은주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은주가 설레는 목소리로 '우편함이었어요!'라고 외치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참 예쁘게 나온다. 일마레에서의 행운을 기원하던 은주는 이런 믿기 힘든 일을 겪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는 우습게도 빨간 우체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귀여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빨간 우체통.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소재로 나온다.
우울할 땐 요리를 하고, 놀이동산을 가는거예요
우울한 은주를 위해 성현은 파스타 만드는 것을 알려준다. 그 장면은 하나의 CF 광고처럼 정말 멋지다. 파스타 면이 알맞게 익었는지 보기 위해 벽에 던지는 부분이 나오는데 웃기지만 나도 따라 해 본 적이 있다. 은주와 성현은 약속을 해서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요리도 각자 집에서 하고, 놀이동산도 따로 놀러 가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서로가 함께하진 못하지만 함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내 경험으로는 나와 함께 있어도 먼 사람같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나와 함께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성현과 은주는 후자의 인연처럼 보였다. 물론 은주가 성현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은주의 고백 'Must say good bye' (김현철 곡), 영화 시월애 OST
내 인생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시월애'
내가 영화 시월애를 좋아하는 이유가 엔딩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인 것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성현의 대사를 참 좋아한다. "이제부터 긴 이야기를 시작할 텐데 믿어줄 수 있어요?"라고 웃는 순수한 성현의 미소가 참 멋져 보인다.
2006년, 영화 시월애를 리메이크한 작품 <레이크 하우스> 개봉
영화 시월애를 꼭 닮은 외국영화를 보고 싶다면 레이크 하우스를 추천한다. 2004년도를 살고 있는 남자와, 2006년도를 살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다. 성현이 과거를 살고 있고, 은주가 미래를 살고 있었던 것과 연출이 같다고 할 수 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시간 속에서 사랑을 하는 그들의 사랑이야기... 이 영화에서도 일마레처럼 호수 위에 지어진 아름다운 집이 등장한다. 영화 시월애와 레이크 하우스를 보면 호수 위에 지어진 집과 우편함이 영화 이미지의 전부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 시월애, 그리고 영화 레이크 하우스의 두 커플은 많이 닮아있었다. 서로에게 궁금함이 생기면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때로는 운명을 거스르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위기를 겪기도 하고 말이다.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 이야기는 대게 이런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다. 감독이 영화 시월애를 보고 감명을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리메이크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